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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대화상대는 월스트리트 극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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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대화상대는 월스트리트 극소수

입력
2009.10.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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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미국 재무장관의 진정한 핫라인은 대통령도 의회도 아닌 극소수 월스트리트 인사들이라는 사실이 통화 내역을 통해 확인됐다.

붕괴하는 주택시장을 살리고, 부도 직전인 자동차 산업 회생방안 마련을 위해 미국 정부가 긴박하게 움직이던 올 봄. 미국 금융정책 최고 책임자인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전화통화를 많이 한 인물 1위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였고 2위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3위에 불과했다.

정보공개법을 통해 가이트너 장관 재임 7개월 동안 나눈 전화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가이트너 장관은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기관의 소수 인사들하고만 집중적으로 접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골드만삭스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 씨티그룹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과 비크람 판디트 CEO 등과 적어도 80차례 이상 통화를 주고 받았다.

이들과의 통화 빈도는 구제금융 법안 마련을 위해 협조가 절실한 의회 지도자들 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었다. 가이트너 장관이 씨티은행 관계자들과 통화한 횟수는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과의 통화 횟수를 능가했으며, 또 블랭크페인과의 통화 횟수도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과의 통화 횟수보다 많았다.

이에 대해 재무부의 앤드루 윌리엄스 대변인은 "재무장관이 시장의 일선 인사들과 매일 접촉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며 특히 경제와 시장이 취약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무장관의 월스트리트 인사 접촉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더라도 소수 업체 관계자들에게만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이 문제라고 AP는 지적했다. 일례로 구제금융을 통해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가 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CEO와의 통화는 단 세 번에 불과하며, 모건스탠리 존 맥 CEO와도 단 세 번 통화했을 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는 재무장관과 월스트리트 일부 인사와의 통화건수가 지나치다며 "장관이 시장과 경제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AP에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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