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에서 튄다는 것은 탄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탄성이라면 일반적으로 용수철을 생각한다. 고무, 폴리우레탄 폼 아니면 대나무 같이 잘 휘청거리는 물질 등에서 이런 탄성을 볼 수 있다. 이런 탄성물질은 충격과 진동 등을 흡수하여 우리가 푹신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여 준다.
탄성물질이 없으면 우리의 생활은 어떠할까? 딱딱한 자동차로 시속 100 ㎞ 이상 달린다면 엄청난 진동 때문에 차 안에서 사람이 이리저리 부딪혀 상상만 하더라도 가관일 것이다. 또 딱딱한 침대에서 자고 나와 허리가 아파서 매일 허리를 부여잡고 출근하는 사람이 여기저기 눈에 띌 것이다. 점보제트기의 경우 활주로에 착륙할 때 엄청난 충격으로 승객들은 다 까무러칠 것이다.
우리가 안전하게 사뿐히 착륙할 수 있는 것도 탄성 재질로 만든 바퀴의 고무가 엄청난 충격에너지를 흡수해 주기 때문이다. 탄성 물질은 엄청나게 편리하고 푹신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이다.
아마 탄성이라 하면 제일 먼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솔깃할 것이다. 공이 잘 튀는 소재로 골프채를 쓰면 적은 힘으로 상당히 큰 비거리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퍼팅을 할 때 아주 작은 힘으로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탄성이 매우 좋은 소재로 야구 배트를 만들면 체격이 왜소해 홈런 타자가 되지 못한 선수의 서러움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투수 입장에서 보면 무척 괴로워지겠지만…. 이런 재질로 테니스 채를 만들면 테니스도 탁구처럼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이런 꿈의 소재가 현실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일명 액체금속이라고 불리는 금속합금의 소재이다. 이 액체금속이 매우 고탄성인 원인은 일반적으로 어떤 물체가 충돌할 경우 다른 물체로 에너지가 전달됨에 따라 탄성에너지를 잃어 탄성력이 감소되지만, 이 액체금속은 충돌할 때 에너지가 다른 물체로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에너지 손실 없이 거의 같은 에너지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엄청난 탄성력을 보이는 것이다.
경이로운 이 액체금속은 캘리포니아 공대의 존슨과 액체금속기술 회사의 펙커 박사에 의해 발명되었다. 고체이면서 액체금속이라고 불리는 것은 비결정 형태, 즉 이 금속합금이 액체처럼 금속원자의 배열이 불규칙해서 그렇게 명명된 것이다. 지르코늄, 니켈, 티탄, 구리 및 베릴륨의 합금으로 이루어진 액체금속은 고탄성 외에도 티타늄보다 두 배 가까이 강하고, 표면에 쉽게 상처나 마모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식에도 매우 강한 정말 꿈의 소재이다.
이런 액체금속 소재가 최근 국내 여러 제품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휴대폰 등의 표면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런 소재로 표면을 처리하고 있다. 일반적인 금속의 경우 충돌할 때 많은 에너지가 전달되어 엄청나게 많은 열을 방출하므로 결국 주변 물질에 많은 열에 의한 변성을 초래한다. 그러나 이 소재는 충격에너지가 거의 전달되지 않아 충돌에 의한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열에 민감한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응용될 수 있다.
즉 겨울에 많이 타는 스키의 경우, 스키 표면을 이런 액체금속 재질로 처리하면 코너를 돌 때의 충격으로 스키 재질이 변형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어 스키 수명도 크게 늘리고 보다 다이나믹한 스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과학기술자의 노력에 의해 경이로운 소재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삶은 보다 더 윤택하여질 것이다.
최정훈 한양대 화학과 교수 청소년과학기술진흥 센터장ㆍ 과학교육연구센터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