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사업(마이크로 크레디트)사업인 '미소금융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미소금융은 올 12월 출범하는 '미소금융중앙재단'과 별도로 운영되는 것으로,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100억원의 출연금을 내놓고'KB미소금융재단'을 설립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출연금을 향후 수년내 500억원 규모로 확대해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저신용층과 영세자영업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운영자금과 창업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측은 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외부에서도 충원해 고용 촉진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도 금융소외 계층의 자활과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 500억 원을 출연해 연내 '신한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연금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내놓게 되며 재단 운영은 신한은행이 맡게 된다. 신한지주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미소금융 사업을 전개하고 향후 부산과 마산, 춘천 등 주요 거점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 각 지점 운영은 3~4명 수준으로 은행 퇴직인력 중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운영하게 되며, 운영비도 신한지주가 직접 부담한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개별적으로 미소금융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의 동참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9월 '하나희망재단'을 만들어 금융권에서는 가장 먼저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시작한 하나은행은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이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도 지난달 서민금융 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서민금융실'을 신설, 저소득층에 소액자금대출과 자활지원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한편 미소금융중앙재단은 현행 소액서민금융재단이 확대 개편돼 오는 12월 출범하며,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앞으로 10년간 기업 기부금과 휴면예금, 금융권 기부금 등 총 2조원 이상의 출연금으로 저신용자 대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향후 10년간 휴면예금 전액(7000억원)을 미소금융중앙재단에 출연하고, 2012년까지 2500억원(증권유관기관 500억원 별도)을 추가로 기부키로 결정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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