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신야 지음ㆍ김욱 옮김/청어람미디어 발행ㆍ384쪽ㆍ1만4,000원
후지와라 신야(65)와 캠핑카. 왠지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는 조합이다. 인도 명상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던 1970년대, 후지와라는 개에 물어뜯기는 시체 사진 등을 통해 진짜 인도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다.
고속도로 위를 주방 딸린 자동차로 달리는 그의 모습은 왠지 낯설다. 그러나 꿈틀거리는 사유의 생명력을 건답직파의 방식으로 새기는 그의 눈빛은 <아메리카 기행> 에서도 여전하다. 아메리카>
캠핑카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도 그것이 미국의 보통 사람들이 미국을 여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에 몸을 싣고 서부에서 동부를 가로지르며, 대륙의 황량함과 외로움을 찍고 기록했다.
저자가 미국을 횡단한 것은 1990년대, 마이클 잭슨과 맥도널드와 월스트리트의 영광이 영원할 것 같았던 시절이다.
그러나 저자의 앵글에 들어온 것은 서로 소통하지 않는 사람들, 유령도시와 같은 신흥 주택단지의 모습이다. 현대 문명의 고향에서 그 문명의 긴 그림자를 담아내는 저자의 시선이 서늘하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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