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를 수유하는 산모가 약을 먹었더라도 약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열 관동의대 제일병원 마더리스크프로그램 교수팀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04~2008년 제일병원 마더리스크센터를 통해 수유 중 약물 복용 여부를 상담했던 291명의 임산부와 아이를 대상으로 '모유 수유부의 약물 안전성과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 약물 복용 후 아기에게 부작용이 나타난 빈도는 1.7%에 불과했다. 부작용도 무른 변(4명)이나 졸림(1명) 등으로 심하지 않았으며, 이마저도 모유 수유 동안 자연히 회복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산모가 약물 복용 중 모유 수유를 지속했더라도 아기에게 치료가 필요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산모가 급성질환이나 만성질환으로 어쩔 수 없이 약을 먹는 상황이라도 무작정 모유 수유를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한 교수는 "수유 중 금기가 되는 약물은 실제로 많지 않고, 대부분의 약물이 모유 수유를 해도 아이 건강에 큰 해가 없는데도 산모나 의료진까지 약물 복용을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 결과로 장점을 많이 가진 모유 수유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약을 꼭 먹어야 하는 질환이 있음에도 젖을 먹이기 위해 질병을 방치하거나, 반대로 약을 먹기 때문에 수유할 수 없다고 혼자 결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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