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투기 열풍을 느끼려면 광저우(廣州)로 가라"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의 부동산 '큰손'들이 광둥(廣東)성 광저우로 몰려들고 있다. 국경절 8일간의 황금연휴에도 광저우는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2010년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릴 광둥성 성도 광저우의 중심인 톈허청(天河城)에서 동남쪽으로 주장(珠江)과 마주한 신개발지구'주장신청(珠江新城)'.
중국 정부와 공산당 고위 간부들이나 외국인 주거지로 근래에 광둥성 최고의 금융타운이 형성되면서'광둥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곳이다.
상하이(上海) 국제금융센터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상 103층 규모의 국제금융센터(IFC)는 완공을 앞두고 있고 뉴욕 맨허튼 세계무역센터를 옮겨놓은 듯 쌍둥이 빌딩인 '즈타(雙子塔)'의 모습도 하나 둘 갖춰지면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이렇듯 금융타운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일면서 이 지역은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뛰었다"는 말을 실감할 만큼 미등기 전매 등 극심한 투기양상도 벌어진다.
광저우 허푸회이황(合富輝煌)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국경절 연휴기간 주장신청의 아파트 가격은 1㎡당 평균 2.2만 위안(약 378만원)으로 올해 초 평균 1.3만 위안 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주장신청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는 붜야서푸(博雅首府)의 경우 1㎡당 4.5만 위안(772만원)로 실제 아파트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
현지에서 만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연휴를 맞아 홍콩에서 온 '큰손'의 부동산 투자자가 그 자리에서 붜야서푸 아파트 20채를 매매 계약했다"며 "이중 두 채는 계약금만 내고 등기도 하기 전에 팔아 며칠 만에 몇 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혀를 내둘렀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분양을 미루는 현상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업자들이 모델 아파트 전시에 나섰으나 가격이 폭등하자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분양을 무기연기하는 것이다.
오영주 KOTRA 광저우한국무역관 과장은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중동포와 일부 한국 주재원들까지 은행대출과 해외송금을 통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무분별한 투자를 우려했다.
광저우=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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