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선두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용광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올 시즌 홈 20경기(9승11무) 연속무패로 무적행진을 이어갔다. 홈 구장 스틸야드만 서면 선수들이 '크레이지 모드'로 변한다는 코칭스태프의 이야기처럼 포항은 무서운 저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리그 1위 서울을 잡았다.
포항이 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서울과 홈 경기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황재원의 천금 같은 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시즌 홈 21경기 연속무패 행진을 계속했다. 이날 승리를 챙긴 포항은 11승11무2패(승점44)로 서울(15승3무7패 승점48), 전북(14승5무5패 승점47)을 턱 밑까지 쫓으며 리그 1위 싸움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특히 포항은 전반 34분 데닐손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해 수적 열세 속에 싸웠지만 흔들림 없는 경기력으로 홈팬들을 열광케 만들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리그 선두 서울과의 중대한 일전에서 최근에 주로 썼던 스리톱 전술 대신 안정적인 투톱을 앞세우는 4-4-2 포메이션으로 신중을 기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스틸야드는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스테보는 22초 만에 황진성의 스루패스를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슛,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22초 만의 골은 시즌 최단시간 득점이다. 그리고 이는 2007년 방승환(제주)의 11초와 1986년 권혁표(한일은행)의 19초에 이어 역대 최단시간 골 3위에 해당한다.
가볍게 선취 득점을 얻어낸 포항은 서울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전반 34분 데닐손이 퇴장당했지만 포항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전반을 1-0으로 리드한 채 마감했다. 후반 5분 부상당한 황진성을 대신해 공격수 노병준을 투입한 뒤 포항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다. 노병준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포항은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로 역습을 전개해갔다.
결국 후반 15분 노병준의 발 끝에서 추가골이 터졌다. 노병준은 빠르게 왼쪽 측면 돌파 뒤 땅볼 크로스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정겸에게 패스를 정확하게 배달했고, 김정겸은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이를 마무리했다. 포항은 서울의 매서운 반격에 고전, 후반 41분과 후반 42분 안데르손, 기성용에 연속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후반 추가타임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황재원은 아크 정면에서 포항의 슛이 상대 수비벽 맞고 흐르자 지체 없이 오른발슛으로 연결,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갈랐다.
포항=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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