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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화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기존 국어사전에선 찾을 수 없던 약 4만 단어가 563돌 한글날을 맞아 마침내 국어사전 속으로 들어온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은 17년간의 작업 끝에 현실언어를 적극 반영한 39만 단어 규모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출간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전은 편찬 방식부터 기존 사전과 다르다. 국어사전은 통상 재래식 어휘수집과 카드작업에 따른 편찬방식으로 이뤄져, 제한된 언어자료와 편찬자의 직관에 의존해 집필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반면 이번 대사전은 신문기사나 소설, 아동학습지, 제품설명서 등 실제 문헌을 전산화해 자주 사용하는 1억 개의 어절에서 사용 빈도를 계량화해 표제어와 용례를 구성했다.
사용 빈도에 따라 사전을 편찬하다 보니 뜻풀이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뜻을 맨 위에 배치했다. 예를 들어 '밝히다'의 경우 기존 사전에는 '(빛을 내는 물건으로) 주위가 환해지도록 켜다'가 가장 앞에 나왔다면, 이 사전에는 '(입장이나 신분 따위를) 공공연하게 알리다'가 제일 위에 실린다.
이런 과정에서 실제 우리나라 사람이 두루 사용하고 있으나 기존 사전이 외면했던 단어들이 새로 실렸는데, 이런 단어만 약 4만개다. 특히 그 중에는 '꽃미남', '사이코패스', 비보이', '홀짝제' 등 최근 들어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들도 포함됐다.
학습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2,200여건의 심화정보를 통해 어원이나 정서법, 헷갈리는 말 등에 대한 부가정보를 실은 점도 특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어대사전은 출판사에서 국어사전을 만드는 시대가 끝나고 언어연구기관에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전을 편찬하는 제2세대를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전 출판기념회는 8일 오후 3시 고려대 백주년 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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