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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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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달

입력
2009.10.0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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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방아 찧는 아득한 곳인데… 이젠 사람이 사는 시대 오지 않을까

올해도 물 건너갔다. 소원을 빌기는커녕 숫제 쳐다보지도 못했다. 추석 보름달 말이다.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명절 상차림에 재잘거리며 뛰어 다니는 아이까지 챙기느라 3일 연휴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훅 지나갔다.

지나간 뉴스를 검색해 보니 올해 추석엔 밝고 풍성한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는데…. 남들은 다 봤겠거니 생각하면 좀 억울하긴 하다. 아이에게 돌 지난 뒤 처음 맞는 추석의 보름달을 못 보여 준 게 무엇보다 아쉽다.

옛날엔 그저 바라보며 소원이나 빌 만큼 달은 멀고 신비한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주과학의 발달 덕분에 달에 대해 꽤 많은 지식을 쌓았다.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될 때쯤이면 사람이 직접 달에 가서 사는 방법까지 이야기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허무맹랑한 상상만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월 사람이 달에서 오랫동안 머물려면 꼭 알아야 할 위험 요인이나 생활에 쓸 수 있는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달 탐사선 LRO와 LCROSS를 발사했다.

달에서의 생존에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우주 방사선이다. 우주 공간에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이 항상 존재한다. 태양이나 초신성(죽음에 가까운 별) 블랙홀 등이 고에너지 방사선을 방출한다고 알려져 있다. 달 표면의 방사선량은 지구보다 수백 배나 많다. 달에는 방사선을 차단해 줄 자기장이 없기 때문이다.

먼지도 무시 못할 위험 요인이다. 달에 도착한 우주선이나 장비, 우주인의 옷과 피부에는 미세한 먼지 입자가 달라붙는다. 먼지 따위가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달의 먼지는 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장비에 들어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우주인의 몸에서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의 그림책을 뒤져 달이란 달은 다 찾았다. 아쉬운 대로 추석 보름달 대신, 그림책 속의 반달이라도 보여 주려고 말이다. 엄마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는지 아이가 명절이 지난 뒤부터 그림책을 보다 달만 나오면 아는 척을 한다. 아는 만큼 관심도 늘어서일 게다.

LCROSS가 곧 달 표면에 충돌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달 주위를 돌며 탐색하는 LRO와 달리 LCROSS는 달에 직접 부딪혀 솟아오른 분출물의 성분을 조사하게 된다.

38만4,400㎞.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다. 물리적 거리는 그대로지만 LRO와 LCROSS가 임무를 다할 때쯤 되면 달까지의 심리적 거리는 훨씬 더 가까워져 있을 것 같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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