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자바르떼'는 저소득층 주민과 어린이에게 무료로 문화예술을 가르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자바르떼(jabarte)는 불어로 신나는 문화학교 교사 협회를 뜻한다.
예술분야 교사들이 주로 모여 전문성은 있지만 기업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마케팅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관계 등 경영능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자바르떼의 고민은 지난달 사회적 기업 지원 전문자원봉사단 SCG(Social Consulting Group) 소속의 프로보노(pro bonoㆍ기부자 혹은 기부)들에게 무료 컨설팅을 받기 시작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SCG에 소속된 마케팅과 IT 전문가, 회계사, 그리고 예비 프로보노들이 전담팀을 꾸려 자바르떼를 상대로 기업회계와 조직관리 등 경영일반과 지적재산권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CG의 컨설팅 결과, 문화교실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자바르떼는 좋은 교사와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결론 내렸다. 전담팀 프로젝트 매니저 조대현씨는 "사회적 기업도 결국은 법인으로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바르떼만의 수익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과 기부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프로보노 활동의 확산을 위해 지자체와 전문 컨설팅 회사가 함께 발벗고 나섰다. 프로보노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지식을 무료로 기부하는 사람을 말하며 라틴어 문구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의 약어이다.
마포구와 SCG는 6월 사회적 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사업의 하나로 프로보노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젊음의 거리인 홍익대 앞과 대안학교 성미산마을 등 독특한 자생문화가 자리잡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밀집한 마포지역에서 프로보노를 발굴하고 지원하자는 취지에서다. 100여명의 프로보노가 소속돼 있는 SCG는 자바르떼의 경우처럼 사회적 기업을 무료 컨설팅해주고 있다. 이미 청소년아이프렌드, 미디어교육연구소, 아름다운가게 등 다수의 사회적 기업을 컨설팅해준 경험이 있다.
프로보노들의 봉사열기는 뜨겁다. 마포구가 여는 예비 프로보노 아카데미는 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수강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최인철씨는 "사회적 기업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출판사의 마케팅을 조언해 주고 있다"며 "내가 하는 일이 사회발전의 초석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예비 프로보노로 활동 중인 문지영씨는 "경영학을 전공하며 배운 지식을 사회적 기업의 컨설팅에 접목시키고 있다"며 "봉사라기보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만족해했다.
프로보노의 왕성한 활동에는 마포구의 적극적 지원도 한 몫했다. 구는 1일 사회적 기업 관련 조례를 공포하는 등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행정ㆍ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조례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예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기준도 마련해 사업추진의 실효성을 높여 주고 있다.
국내 프로보노 활동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온 SCG 고영 대표는 "대다수 사회적 기업은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자발적 조직에 근거해 발전해 왔다"며 "마포구에만 사회적 기업이 10여 곳이 있는 만큼 지역특성에 맞는 사회적 기업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CG와 마포구는 내년까지 마포지역내 5개 이상의 사회적 기업 성공사례를 개발하고 프로보노 5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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