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수사팀 교체를 요청하는 편지를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논의한 끝에 이 편지를 이 대통령에게 보내지는 않았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7일 발간한 <내 마음 속 대통령-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 (한걸음ㆍ더 발행)에 '이명박 대통령님께 청원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고인 편지와 미완성 개인메모를 수록, 일반에 공개했다. 내>
노 전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지금 수사팀의 수사는 완전히 균형을 상실하고 있으며, 이는 검찰권의 행사가 아니라 권력의 남용"이라며 "수사팀을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사팀이 발표하거나 누설한 내용을 보면 미리 그림을 다 그려놓고 그에 맞게 사실과 증거를 짜맞추어 가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더욱 큰 문제는 수사팀이 끝내 피의사실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도 결론을 돌이킬 수가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사실대로, 법리대로만 하자는 것"이라면서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검찰의 공명심과 승부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통상적인 보고 라인이 아니라 사실과 법리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다른 전문가에게 분석과 판단을 받아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며 "그러면 이 사건 수사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추가진술 준비'라는 제목의 개인메모에 "결정적 증거라고 보도되고 있는 박연차 회장의 진술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검찰이 선입견을 갖고 오랫동안 진술을 유도하고 다듬어 만들어낸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친인척 관리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형님까지는 단속이 쉽지 않았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내와 총무비서관의 일에 이르러서는 달리 변명할 말이 없다"며 담담하게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들로 구성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이 10ㆍ4 남북공동선언 2주년을 기념해 만든 <2007년 남북정상회담 취재기-50년 금단의 선을 걸어서 넘다>(호미 출판사 발행)도 6일 발간됐다. 정상회담 취재기자 32명이 공동 집필한 책에는 당시 평양 및 개성에서 역사의 현장을 지켜본 기자단의 생생한 뒷얘기가 담겨 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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