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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삼바 리듬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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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삼바 리듬의 승리

입력
2009.10.0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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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3일 브라질의 '미항' 리우 데 자네이루를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결정했다. 이로써 동계올림픽 유치 3수에 나서는 강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의 발걸음이 바빠지게 됐다.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2011년 7월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번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 121차 IOC총회는 올림픽 정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두고 미국의 시카고, 스페인의 마드리드, 일본의 도쿄,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등 유치후보 도시들의 정상들이 총출동, 사실상 국력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림픽 운동 전파를 위해 남미대륙에서 첫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과 대륙별 순환 개최 정서가 IOC위원들의 표심을 붙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우는 당초 이번 유치경쟁에 나선 4개 도시 가운데 IOC 기술위원들로부터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이 최고의 인프라에서 치러져야 한다면 남미 개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올림픽 사각지대에 있는 남미에서 열려야 한다는 올림픽 정신의 승리라고 볼 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미국의 시카고는 뒤늦게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 방문을 전격 선언한 뒤 5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유치 활동을 벌였으나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유치를 위해 IOC 총회에 참석하는 극성(?)을 보였지만 결국 패배,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력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탈락한 도시들은 어김없이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감춰진 거래 때문에 실패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했다' '집중적인 로비가 있었다' 등등 정치적이거나 뒷거래 의혹을 물씬 풍기게 하는 것들 일색이다.

이번 IOC 총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개최도시 유치과정에 국가원수가 직접 나서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너무 정치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를 결정했던 2007년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은 지적됐었다. 당시 평창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러시아 소치는 직접 푸틴 대통령이 현지에서 득표 활동을 진두지휘, 역전극을 이끌어냈다.

한국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현지로 날아갔지만 국력 차이를 절감하고 돌아서야 했다. 총회가 끝난 뒤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러시아의 입김을 유럽지역의 IOC 위원들이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개최도시 선정과정이 마치 국력 경쟁 양상으로 전개되는 문제점을 인식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당시 "국가원수가 직접 유치과정을 지휘하거나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올림픽이 마치 국가간 국력 과시의 전시장으로 변하는 추세에 대한 경고였으나 이번 총회에서도 근절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미국(뉴욕,시카고)과 스페인 마드리드가 2번 내리 유치에 실패했다. 로게 IOC 위원장은 최근 한국 유치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리우 데 자네이루가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며 벤치 마킹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3번째 유치에 나서는 강원 평창도 이번 IOC 총회를 교훈 삼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여동은 스포츠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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