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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건부 6자 복귀"/ 北美 의중 탐색전 속 대화의 판 깨는 상황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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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건부 6자 복귀"/ 北美 의중 탐색전 속 대화의 판 깨는 상황은 없을 듯

입력
2009.10.0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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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6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북미 양자대화를 해보고 6자회담에 나갈지 보겠다는 뜻을밝혔다. 사실상 '조건부 복귀'다. 하지만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양자대화 의사를 공개한 미국, 이번 기회를 잡으려는 북한 등 3국의 이해가 절충된 결과인 만큼 당분간 북핵 대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 출범 이후 끊임 없이 북미 직접대화를 희망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선뜻 응하지 않았고,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으로 미국 관심 끌기에 나섰다. 그 사이 6자회담에 대해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4월14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7월4일 미사일 7기를 발사한 뒤로는 도발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거지 비핵화를 반대한 건 아니다"(9월4일), "다자 및 양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같은 달 18일) 식으로 6자회담 거부 수위를 점점 낮췄다. 그리고 원자바오 총리 방북에 맞춰 가장 유연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북한이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한다. 일단 핵실험 응징 차원에서 6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1874호 제재, 미국의 금융제재 등이 자신들의 숨통을 죄기 시작한 데 부담을 느껴 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제재 효과는 미미했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목표에 맞춰 3남 '김정은'으로의 안정적 후계 구도를 마련하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이라는 해석도 있다.

향후 전망도 엇갈린다. 지금껏 김 위원장은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적대관계를 평화관계로 전환→북미회담 결과를 보고 다자회담 진행→다자회담에는 6자회담도 포함'이라는 논리를 제시했다. 북미 대화가 삐걱거리면 6자회담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은 양자대화는 협상의 자리가 아니고, 6자회담에서 모든 걸 다루겠다는 뜻이 분명한 만큼 초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과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선 만큼 판을 깨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핵심 당국자도 "북한이 일단 협상에 앞서 최대치를 제시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결국엔 6자회담을 선택하리라는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10일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측으로부터 정확한 방북 결과를 듣고, 미국 역시 이를 확인한 뒤 북미 양자대화를 재개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순조롭게 풀린다면 11월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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