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소속 암행감찰반이 지난 연말 외교통상부 사무실에 들이닥쳐 100여병의 양주를 적발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암행감찰반) 직원 10여 명은 한밤중에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외교부를 덮쳤다. 당시 사무실을 뒤지기 시작한 감찰반원들은 불과 30분만에 4개 부서의 책장과 책상 서랍 등에서 100여 병의 양주를 찾아냈다.
총리실 관계자는 "문서 관리 점검 등을 위한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감찰을 불시에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외교부 감찰 배경을 설명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올해 2월 이러한 감찰 결과를 통보하자 외교부는 곧바로 관련자들이 양주를 대량으로 보관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직원들이 해외 출장을 오가면서 한두 병씩 사오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주한 외국대사관에서 받은 선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 대사들이 외교부 간부를 예방하면서 선물로 준 것이 대부분"이라며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등에 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은 복무규정에 따라 3만원이 넘는 선물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일부 관련자에게 주의 조치하고 주한 외교사절의 선물을 받지 말도록 지시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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