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세기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항구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고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애니메이션영화 '벼랑 위의 포뇨'의 무대로도 유명한 히로시마(廣島)현 후쿠야마(福山)시 도모노우라(사진)에 대한 재개발을 중지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역사적인 경관 보호를 이유로 공공사업이 중지된 것은 일본에서 처음이다.
히로시마 지방재판소는 1일 히로시마현 등이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도모노우라 매립ㆍ가교 건설 계획을 중지하라고 판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법원은 판결에서 도모노우라의 경관은 주민의 이익일 뿐 아니라 문화ㆍ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국민의 재산"이어서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계획한 도로, 주차장 정비 등의 사업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경관을 희생시켜가며 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표시하며 사업 완결 후에는 경관 복원이 불가능한데다 사업 자체의 조사ㆍ검토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도모노우라는 에도시대 항구와 마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일본 유일의 항구다.
1711년 제8회 조선통신사 일행인 종사관 이방언이 이곳 사찰 후쿠젠지(福禪寺)에서 바라본 경치가 일본에서 제일 아름답다며 '일동제일형승(日東第一形勝)'이라고 쓴 글이 지금도 남아 있다.
최근 미야자키 감독이 '벼랑 위의 포뇨' 속에 이 지역 풍경과 신사(神社), 슈퍼마켓 모습 등을 담아 화제가 됐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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