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가 프랑스의 문화적 자부심을 대표하는 루브르 박물관에 매장을 개장키로 해, 프랑스 현지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5일 맥도널드가 프랑스 진출 3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루브르 박물관 지하 공간인 '까루젤 뒤 루브르'에 1,142호점을 개장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성명을 내고 "모든 관람객과 고객들이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반갑게 생각한다"며 "맥도널드 루브르점이 요리와 미학이라는 두 관점에서 모두 일정 수준을 갖추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물관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관계자들과 프랑스인들은 루브르 박물관이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루브르 관계자는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것은 소모적 상업주의의 정점이며, 어설픈 요리학인 데다 아주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비난했다. 문화사 전문지인 '아트 트리뷴' 관계자도 "맥도널드 입점에 충격을 받았다"며 "맥도널드가 예술과 상업주의를 뒤섞이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루브르 인근에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박물관 관계자들과 예술 애호가들이 입점 반대 청원을 내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 이번에는 박물관 지하에 '기피 미국문화 원조'인 맥도널드가 상륙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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