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달러外 통화로 석유 거래하자" 중·러·일·사우디 등 수차례 비밀회동…美 대응 고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달러外 통화로 석유 거래하자" 중·러·일·사우디 등 수차례 비밀회동…美 대응 고심

입력
2009.10.07 01:52
0 0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를 지탱해주고 있는 주요 기둥인 달러의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주요국가들이 더 이상 석유가격을 달러로 표시하지 않고, 동시에 석유 거래에서 달러 사용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6일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석유거래에서 달러 대신 사용할 '통화 바스켓'을 구성하기 위해 최근까지 수 차례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모임엔 해당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여했으며, 새 통화 바스켓에는 중국 위안, 일본 엔, 유로화, 금, 걸프협력협의회(GCC)국가의 단일통화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새 통화바스켓 결제는 2018년 시행될 전망이며, 그 이전까지 과도기엔 금이 달러 대신 석유거래 통화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최근 금값이 폭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도 이 같은 국제사회의 '달러 따돌리기'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동 국가 등 전통적인 경제 우방들 마저 회동에 참여했음을 확인하고 대응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을 위시한 주요국들이 미국을 등진 채 비밀 회동을 꾸린 것은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를 바탕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을 좌지우지 하려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과 불안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국제 석유거래에서 달러를 축출하는 움직임은 최근 들어 하락세가 뚜렷한 달러화에 심각한 충격을 안길 전망이다. 단순히 원유거래에 한정된 달러의 위상 하락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전반에서 달러의 지위가 추락하는 중대한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과 비밀회동 참여국 간의 긴장이 심화될 것이며, 특히 최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 관계가 더욱 냉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쑨비간(孫必干) 전 중국 중동특사는 "중동 원유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있어서 중국과 미국의 견해차가 심해질 위험이 존재하고 양측의 다툼과 분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약 2.1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과 미국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소비하는 중국이 '달러 축출'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달러의 위상 추락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달러 이탈에 맞선 미국의 고군분투가 예상되지만 사실 유일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 추락을 막아낼 대책을 내놓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급한 미국 국내 경제 안건들을 다루느라 바빠서 새 통화바스켓이 등장할 2018년까지 이 문제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