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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의 투자이야기] 투자 종목 선정은 미인대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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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의 투자이야기] 투자 종목 선정은 미인대회가 아니다

입력
2009.10.0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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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이 자주 범하는 심리적 오류의 유형과 그 대처법과 관련해 이진수 푸르덴셜자산운용 퀀트리서치팀장의 '투자 이야기'를 수요일자로 연재합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는 주식투자를 미인대회에 비유하였다.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주관적 판단보다는 대중들이 생각하는 미인을 헤아려 선발하는 것처럼 투자자들도 스스로의 주관적 평가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고려해 주식을 사고 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투자자들이 타인의 생각을 헤아리려고 하는 탓에 주식시장은 매우 복잡해진다.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주고 받으면서 예상치도 않았던 상황이 빚어져 개개인의 의도와는 관계 없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미국 메릴랜드대 토머스 셸링 교수는 개인의 상호작용이 집단에 어떤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로 200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특히 어떤 모임이나 제도가 순간적으로 와해되는 '티핑'(tipping)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유명한데, 내용은 이렇다.

50명 회원을 신규 모집한 조기축구회가 있는데 이 모임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자.

축구회 인원만으로 두 팀을 나눠 게임을 하려면 최소 22명이 필요하므로, 출석률이 높을수록 모임이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출석률이 너무 높아도 안 되는데, 예컨대 40명 이상이 나오면 한 게임이 열릴 때 18명은 뛰지 못하고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회원마다 '만족스런 출석률'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25명은 되어야 만족하는 사람은 25명 미만이 출석하면 다음에 나오지 않게 되며, 그 다음에는 24명을 기준치로 본 사람이, 다음에는 23명이 기준인 사람이 나오지 않는 연쇄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참여자가 22명 이하로 되는 시점부터 급속도로 모임이 와해된다. 요컨대 모두가 자유 의사에 의해 움직일 때 조기 축구회는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주식시장도 앞의 사례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대다수가 극단적인 낙관을 형성해 주가가 급등하다가 갑자기 극단적인 비관을 만들어내 폭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식 가격을 결정하는 '근본적' 원인은 '기업의 실적'이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상호작용을 만들며 극단적인 가격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실적을 반영하는 가격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증시 주변에는 기업의 실적에 초점을 두고 주가의 궁극적인 수렴을 기다리는 '가치 투자자'와 함께 주변 투자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읽고 그 방향에 단기적으로 동참하려는 '모멘텀 투자자'도 있다. 어느 방법이든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승산이 높은 방법'은 실적에 초점을 두는 투자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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