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김(兩金)'이 6라운드를 벌인다.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작되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김성근(67) SK 감독과 김경문(51) 두산 감독이 다시 한 번 충돌한다. 두 감독은 2007년 한국시리즈부터 최근까지 이미 5라운드를 치렀다.
1라운드는 2007년 한국시리즈. 김성근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2연패 뒤 4연승의 역전 우승으로 SK에 창단 첫 우승컵을 안겼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최초로 2연승 뒤 4연패의 불명예를 남겨야 했다.
두 감독은 지난해에만 3차례나 직간접적으로 맞붙었다. 3월 베이징올림픽 예선전 직후 김성근 감독은 "대표팀에서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김경문 감독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경문 감독은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심기가 편할 리 없었다.
벤치의 대립은 그라운드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19일 잠실 두산-SK전에서 두산 김재호가 2루에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SK 유격수 나주환을 향해 발을 높이 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김성근 감독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것 같다"고 응수했다.
4라운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벌어졌다. 2007년과 마찬가지로 두산이 1차전을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SK가 이후 4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통합 2연패를 이뤘다. 김경문 감독은 2년 연속 들러리에 만족해야 했다.
양 김은 올해도 한 차례 충돌했다.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김성근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나 조범현 KIA 감독이나 선수 때 솔직히 방망이는 못쳤다"며 김경문 감독을 자극했다.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 그런 말씀을…"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양 김이지만 원래는 한솥밥 동지였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두 사람은 5년간이나 OB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코치와 감독, 김경문 감독은 선수로 활약했다.
사제지간이지만 둘의 사이는 생면부지의 남보다 더하다. 성장 과정, 야구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판이한 두 사람은 2007년 김성근 감독이 SK 사령탑으로 프로야구에 복귀한 뒤로 툭하면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2007, 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자웅을 겨뤘던 양 김이 올해는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맞닥뜨렸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도"를, 김경문 감독은 "이번만은"을 외치고 있다. 양 김이 벌이는 6라운드 승자는 누가 될까.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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