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북서벽 등정에 나섰던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가 실종 11일째인 민준영(36) 박종성(43)대원에 대한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충북산악연맹은 5일 "두 대원의 연락이 끊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이후 10여일 동안 헬기와 현지 전문등반가 등을 동원해 등반로 일대를 샅샅이 뒤졌으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해 실종된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곧 원정대, 두 대원의 가족 등과 상의해 영결식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산악연맹은 두 대원이 갑작스런 눈사태를 맞아 조난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직지원정대는 5일 중 수색작업을 마무리하고 철수해 9일 귀국할 예정이다.
직지원정대 잔류 대원들은 4일 오후 히운출리 베이스캠프(해발 4,200m) 부근에 히말라야 돌로 희망탑을 쌓았다.
박 대장은 위성전화에서 "10여일 동안 헬기와 현지 셰르파 등과 함께 백방으로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 대원을 찾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실종탑이 아닌 희망탑을 쌓은 것은 아직도 대원들이 살아오리라는 믿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대원은 지난달 25일 오전 8시께 히운출리 북서쪽 수직벽이 막 시작하는 해발 5,400m지점에서 무전으로'이제 암벽구간을 지나 본격적으로 설벽에 오른다'고 소식을 전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직지원정대는 히말라야에 새로운 등반로를 개척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약칭 직지)'이름을 붙이는 도전(본보 8월 27일자 13면)을 위해 8월 27일 출국했다. 히운출리 북서벽은 암벽과 빙하벽이 1,500m 가까이 수직으로 이어진 고난도 코스로 지금까지 세계 어느 산악팀도 등정하지 못했다.
충북산악연맹 조철희 사무국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열려는 충북 산악인의 정신을 히말라야와 세계인이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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