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의 원ㆍ달러환율 급락과 관련,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기획재정부가 1일 구두개입과 실개입을 단행한 데 이어 한은도 공조개입에 나선 것이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5일 오전 한때 환율이 1,160원대로 떨어지자 "지난 1일 정부가 시장의 쏠림현상이 과도하다고 밝혔는데 한국은행도 같은 생각"이라며 "원화 환율은 그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고 충분히 조정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국장은 이어 "앞으로 쏠림현상이 개선되지 않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부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언급, 추가 환율 급락시 시장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은의 구두개입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바로 1,170원대로 복귀했으며, 결국 전 거래일(1일)보다 4.60원 떨어진 1,173.70원에 장을 마쳤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1일처럼 구두개입 후 실제 개입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던 시장참가자들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ㆍ달러 환율 1,200원이라는 지지선이 무너진 후 열흘 만에 30원이나 떨어진 상태로, 환율의 하락 속도가 지나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공조개입에도 불구, 환율 하락세 자체를 멈추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 글로벌 달러 약세에 있고 엔화 등 각국 통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띠고 있는 만큼, 시장개입으로 방향을 역류시키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최근 급락은 1,200 지지선이 깨지면서 시장의 심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는 쪽으로 쏠렸기 때문"이지만, "4분기에는 자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율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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