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대응 전략이 산고를 겪을 전망이다. '플랜 B' 도출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지는 등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외교ㆍ안보팀과 군 수뇌부를 모두 불러 백악관 상황실에서 아프가니스탄 전황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 로버트 게이츠 국방ㆍ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런 합참의장,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 특사 등 정부와 군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은 화상으로 연결됐다. 3시간 동안 계속된 브리핑에서 아프간 전략을 놓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론은 '없음'이었다.
브리핑에 참석한 행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전황과 대응책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했으나 추가파병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전쟁의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전략을 검토하는데 '수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해 추가파병 여부 등 미군의 새로운 아프간 전략이 수립되기까지 상당 기일이 걸릴 것을 시사했다.
아프간 대책이 지연되자 공화당의 비판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부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불확실'한 전략은 괴로운 것"이라며 "이는 미군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바마의 대선 맞상대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며 "추가 파병하지 않으면 미국은 더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깁스 대변인은 캔터 부대표의 비판에 대해 "전쟁을 정쟁의 수단으로 몰고 가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아프간 사태를 둘러싼 정치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맥크리스털 사령관은 필요한 추가파병 규모를 4만명으로 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선과정의 부정투표 논란과 아프간 정부의 만연한 부패 때문에 행정부 내에서도 아프간 지원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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