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2명을 포함한 북한 주민 11명이 1일 동해로 귀순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 주민 11명이 선박을 이용해 동해상을 통해 오늘 오후 6시30분께 강원 주문진항에 도착,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어른 9명과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북한 주민은 성별로는 남자 5명, 여자 6명이며 두 가족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배는 '전마선(傳馬船ㆍ소형 고기잡이 배)'으로 불리는 3톤 규모의 소형 동력선이다.
이 관계자는 "오후 3시 48분께 처음으로 군의 육상 레이더 기지에서 동해상에서 접근하는 이 선박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군은 이를 즉각 해경에 통보했으며 해경은 북한 선박에 접근해 귀순 의사를 파악하고 주문진항으로 유도했다.
북한 함경북도 김책시에서 출항한 이 선박은 북측 경비정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동해 먼 바다로 항해한 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다시 우리측 동해안으로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어선에 어린이와 여성들이 다수 승선한 점에 비춰 북한 탈출을 목적으로 출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배가 어떻게 군의 감시망에 포착되지 않은 채 주문진항 인근 해역까지 남하할 수 있었는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귀순 경로와 동기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배가 군이나 해경이 아닌 우리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목격자는 S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멀리 보이는 배가 도저히 우리 선박 같지 않고 북한 배 아니면 중국 배 같아서 해경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정보원, 합참, 해경 등이 합동으로 이들의 귀순 경위 등을 검증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서해를 통해 귀순하는 등 해상 탈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해상 탈북의 대표적인 사례는 1987년 1월 청진항을 출발, 북한을 탈출한 뒤 일본을 경유해 한국에 귀순한 김만철씨 일가(11명) 사건이다. 2002년 8월에는 세 가족 21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를 통해 귀순한 바 있으며, 1997년 5월에도 북한 주민 14명이 배를 타고 귀순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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