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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우리의 '차이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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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우리의 '차이나 시나리오'

입력
2009.10.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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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브루킹스 연구소는 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중국,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China faces the Future)’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앨버트 키델 미 조지타운 대 교수는“중국은 203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트랜스포머’의 등장을 예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로 복귀하고 미국은 연 2.8%의 저성장에 머무를 경우 2030년 세계경제 챔피언이 바뀐다는 것이다. 2050년 중국경제 총량이 세계 제1이 될 것으로 예측한 중국 과학원의 추정치를 20년 앞 당긴 것이다.

2020년 한국 따라잡을 광둥성

중국의 경제총량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은 대세다. 오히려 세계는 그 시기와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중국의 대변신이 세계 경제ㆍ정치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를 짜기에 분주하다.

중국 건국 60년을 맞아 한국일보의 기획시리즈 ‘니하오 슈퍼차이나’ 취재 위해 광저우(廣州)와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다. 20년 후 세계 넘버원 경제대국이 될 중국의 성장 원동력인 미래 제조업이 태동하는 현장과 세계 금융중심지로 우뚝 설 상하이를 찾아 지속성장을 위한 중국의 야심 찬 준비작업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피부로 느낀 현장의 역동성과 속도감은 강렬했다. 중국 개혁개방 30년의 주역인 광둥(廣東)성 주장(珠江)삼각주와 상하이 등 창장(長江)삼각주 경제권은 과거 가내수공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에너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신소재 등 첨단산업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위한 대변신을 추구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 지역의 성장전략이 하나같이 향후 10년 안에 한국 경제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중국의 일개 경제개발구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는 것이다. 창장 삼각주의 경제규모는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주장 삼각주는 2020년 한국을 넘어설 기세다. 중국 위협론을 실감할 정도였다.

광저우 북쪽에 위치한 경제혁신개발구‘지식도시(知識城)’에서는 21세기 지식경제를 이끌어갈 중국의 미래가 태동하고 있었다. 광둥성의 한 정부 관계자는 “지식도시 건설을 위해 광둥성 왕양(汪洋) 당서기가 11월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아직 IT 선진국인 한국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입가에 번지는 묘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라

건국 60년의 중국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중국은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개혁개방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30년, 중국 국가건설의 밑그림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00년에 시작된 서부 대개발은 50년에 걸친 대역사다. 비즈니스저널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 는 2049년의 중국 자화상을 그려냈고, 대표적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은 2100년까지의 인구예측 보고서를 내놨다. 초장기 마스터플랜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늘 눈앞의 단기 상황과 우리 식 판단에만 매달리고 있다. 우리의‘차이나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질 리 만무하다. 이젠 적어도 20년 후를 예측한‘차이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할 때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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