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에도 국회의원들은 각 지역구로 흩어져 민심을 들었다. 4일 의원들이 전한 민심은 여야와 지역을 불문하고 싸늘했다. 여당 의원들은 주로"제발 경제를 살려달라는 원망 섞인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운찬 총리와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경제'는 이번 추석에도 단연 최고의 화두였다. 한나라당 유기준(부산 서구) 의원은 "여전히 서민은 힘들어하고 있었다"며 "장사 잘 되게 해 달라, 잘 살게 해 달라, 지역 개발을 잘해 달라는 하소연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은 "중산층 이상은 경기가 나아졌다고 하는데 서민의 상황은 심각했다"면서 "희망근로를 계속하게 해 달라, 일자리를 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장선(경기 평택을) 의원은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서 "중소기업들은 '바닥 경기가 아직까지 어려운데 경제가 회복 중이라는 정부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용섭(광주 광산을) 의원도 "재래시장과 골목시장 상인들을 만나보니 지역에 진출한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추석 직전 임명된 정운찬 총리에 대해선 기대와 실망이 엇갈렸다. 민주당 양승조(충남 천안갑)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운찬 총리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됐고, 정 총리를 임명한 이명박 대통령에 실망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대전 중구)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대통령 공약인데도 대통령은 침묵하면서 충청도 총리를 내세워 세종시를 흔드는 것은 충청도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정 총리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의견과 믿어 보자는 여론이 반반이었다"면서 "그래도 열심히 해서 이런저런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는 기대가 높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경남 밀양ㆍ창녕) 의원은 "문제가 있지만 잘 해주길 바란다는 주문과 야당이 너무 심하다는 비판, 청와대가 앞으로는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 등이 다양하게 나왔다"고 전했다.
각 지역 예산에 영향을 주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한나라당 김영우(경기 포천ㆍ연천) 의원은 "임진강, 한탄강도 있는데 4대 강만 강이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며 "정부가 다른 지역의 사회기반시설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세환(전북 전주 완산을) 의원은 "야당이 수도권과 기득권층에 편중된 정부 정책과 낙동강에 치중한 4대강 사업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는 질책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