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값은 싸면서도 품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디자인이나 컬러가 일본의 거리 환경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일 일본 도쿄(東京) 중심인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빌딩에서 열린 '도시형 커뮤니티 자전거 사회실험' 행사장. 온난화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세계적 붐인 도심의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일본 환경성이 첫 도입하는 이 자리에 한국 중소기업인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자전거를 빌려 쓴 뒤 목적지에서 반납하는 무인 공공자전거시스템(PBS)을 개발해 서울시 등에 공급해온 유로아이티에스 황호순(47ㆍ사진) 사장이다. 일본형 도심 공공자전거 대여시스템의 핵심 장치인 자전거 거치대와 운용 소프트웨어가 유로아이티에스 제품이다.
미국, 유럽의 경우 파리의 벨리브, 캐나다의 빅시, 미국의 스마트바이크 등 최근 수년 사이 경쟁하듯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도입됐다. 일본은 2005년 현재 자전거 보급 대수가 8,665만대를 넘는 자전거 대국이지만 오르막길이 많은 지형 등의 문제로 도입이 다소 늦어졌다.
일본 환경성이 지원하고 일본 최대여행사 'JTB'가 주도하는 이 사업에서 시스템 구축을 전담한 업체는 일본 자전거주차장 운영회사인 일본컴퓨터다이내믹스(NCD)다. 이 회사가 단기간에 고품질의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회사로 한국의 유로아이티에스를 주목한 것이다.
6월말 주문 당시 주어진 개발 기간은 2개월. 자전거 거치대의 하드웨어는 기본적으로 같지만 일본에 맞는 전자결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험 운영까지 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서울 성수동 공장의 직원 12명은 혼연일체로 도쿄역 주변 5개소에 설치할 자전거 거치대 100대 수출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유로아이티에스의 거치대와 소프트웨어 공급가는 대당 300만원. 자전거 가격을 포함한 것을 감안해도 벨리브(700만원)나 빅시(800만원)에 비해 저렴하면서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이 강점이다.
무인주차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국내 공공자전거시스템 시장을 개척해온 황 사장은 "NCD가 일본 내 공급을 10만대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도쿄=글·사진 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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