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안타 2득점에 그쳤던 두산은 30일 2차전에 앞서 몇 가지 변화를 꾀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나머지 타순은 건드리지 않은 채 전날 8번이었던 용덕한을 9번으로 내리고, 9번이었던 임재철을 8번으로 올렸다.
김광림 두산 타격코치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라"고 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기다려도 좋다"고 주문했다. 1차전 선발 조정훈의 포크볼의 워낙 좋았기 때문에 기다릴수록 손해라고 판단했던 반면 2차전 롯데 선발 장원준은 컨트롤에 기복이 있는 만큼 여유를 갖고 대처하라는 뜻이었다. 두산의 '변화된' 공격모드는 주효했다.
임재철 이종욱 카드 적중
임재철은 0-0이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다음타자 용덕한의 희생번트 때 2루에 진루한 임재철은 2번 고영민의 내야안타로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8번 임재철, 9번 용덕한 카드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종욱은 첫 타석 볼넷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뿜으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3회 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은 다음타자 2번 고영민의 타석 때 잇달아 도루 모션을 취하는 등 상대 배터리를 괴롭혔다. 장원준-장성우 배터리는 고영민과의 승부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장원준이 왼손임에도 이종욱을 1차전과 마찬가지로 1번에 기용한 두산의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기다렸더니 복이 왔다
두산은 3회에만 5안타를 집중하며 4득점, 승부를 갈랐다. 특히 1사 후 4안타가 터졌는데 이 가운데 초구를 공략한 이종욱을 제외한 세 타자는 3구 이후 안타를 생산했다. 장원준의 컨트롤이 불안하다는 점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고영민은 8구까지 가는 씨름 끝에 결승타를 날렸다. 2회까지 투구 수 26개를 기록했던 장원준은 3회에만 무려 34개를 던지며 진을 뺐다.
두산의 노림수도 적중했다. 3회 5안타 가운데 3개가 장원준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노려 쳐서 만든 것이다. 임재철 고영민 최준석은 슬라이더, 김동주는 서클 체인지업, 이종욱은 직구를 쳐서 안타를 만들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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