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 탄생이 가시화됐다.
EU의 미니헌법이라 불리는 리스본조약 비준동의안이 3일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통과됐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일랜드에서 2일 실시된 국민투표 개표 결과는 찬성 67.1%, 반대 32.9%로 공식 집계됐다. 지난해 6월 1차 국민투표에서는 찬성 46.6%, 반대 53.4%로 부결됐으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1차 때 반대했던 유권자 중 20% 이상이 15개월 만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아일랜드가 리스본 조약을 국민투표에서 통과시킴으로써 27개 EU회원국 중 25개국이 이 조약에 대한 비준을 마쳤고, 체코와 폴란드는 대통령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조만간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이다. 체코에선 리스본조약에 대한 2차 위헌심판이 진행되고 있어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이 서명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고, 리스본조약 반대론자인 클라우스 대통령에 대한 의회와 EU회원국의 압박도 거셀 것으로 보여 비준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조약이 발효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리스본조약은 EU의 정치적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2년 6개월 임기(1회 중임 가능)의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외교장관을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리스본조약이 발효되면 EU 대통령은 매년 네 차례 이상 EU 27개국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게 된다. 초대 대통령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가장 유력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초대 EU대통령의 윤곽은 29, 30일로 예정돼 있는 EU정상회담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