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에서 카이로 찍고 다시 수에즈로 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이 6일 오전 3시(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이집트월드컵 16강 파라과이전을 치른다.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미국에 3-0 완승을 거둬 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와 8강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2003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1983년 '멕시코대회 4강' 영광 재현을 꿈꾸며 '남미징크스' 격파에 나선다.
초보감독 홍명보의 리더십 남미도 넘을까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딘 홍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축구계 속설을 보기 좋게 깼다. 이집트대회 출전을 앞두고 한국에 대한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특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데다 기성용(FC서울)의 합류도 무산돼 전력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홍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과 '변칙전술'로 위기를 돌파하며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특히 카메룬에 0-2 패배로 16강 진출의 먹구름이 끼었지만 '유럽챔피언' 독일과 비긴 뒤 미국을 3-0으로 완파하고 조별리그를 당당하게 통과했다.
이집트 수에즈에서 조별리그를 치른 뒤 16강이 열리는 카이로로 옮긴 홍 감독은 "8강전을 치르기 위해 다시 수에즈로 올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충만하다. 홍 감독의 다음 과제는 '남미징크스 넘기'다. 한국은 2000년 이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남미를 상대로 상대전적 3전 전패로 열세를 보였다. 2003년 예선에서 파라과이에 0-1 패, 2005년과 2007년에도 브라질에 각각 2-3, 0-2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20세 월드컵에서 파라과이와 역대 전적은 2무1패로 승수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공격수들 골 결정력 높여라
'홍명보호'는 조별리그에서 총 4골을 수확했다. 하지만 이중에서 공격수가 올린 득점은 없었다. 카메룬과 1차전에서 허리부상을 당한 김동섭(도쿠시마)을 대신해 박희성(고려대)이 원톱공격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트라이커들의 '원샷원킬' 능력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격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홍 감독은 박희성을 또다시 최전방공격수로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188cm의 장신 공격수 박희성은 아직까지 골맛을 보지 못했지만 미국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리고 있다. 건장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제공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희성은 문전에서 침착함만 보여준다면 수비진을 더욱 더 괴롭힐 수 있을 것이다.
또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주전공격수로 줄곧 활약하고 있는 이승렬(서울), 조영철(니가타) 등의 득점력 향상도 당면 과제다. 홍 감독은 이승렬과 서정진(전북)을 측면 공격수로 내세우고 조영철을 조커로 기용해 파라과이 골문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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