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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스케치/ 우체국 직원들 독거노인 '자식 노릇' 등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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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스케치/ 우체국 직원들 독거노인 '자식 노릇' 등 선행

입력
2009.10.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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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알게 된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경북 울진군 평해우체국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철봉 집배원은 이 지역의 '수호천사'다. 1일에도 온정중학교의 한 학생에게 매월 월급을 쪼개 만든 장학금 50만원을 전달했다. 2년 전인 2007년에는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경운기 짐칸에 깔려 사경을 헤매는 마을 주민을 구하기도 했다. 2006년에도 가로수를 들이받은 차량에서 3명의 목숨도 구했다.

평소 배달을 하면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을 찾아가 쌀이며 돈이며 아낌없이 보태주다 보니 월급을 받아도 손에 쥐는 돈은 적어 아내는 늘 푸념이다. 이 집배원은 "시골에는 공과금을 내기 위해 먼 길을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공과금을 대신 내주는 집배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안양ㆍ과천우체국 자원봉사 집배원 모임인 '빨간우체통'의 활동도 훈훈하다. 처음에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의 모임'(넉사모)으로 이름을 지었다가 지난해부터 우체국을 연상시키는 빨간우체통으로 이름을 바꿨다. 매월 넷째주 일요일마다 복지시설인 '에덴의 집'에서 식사제공, 환경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올 추석은 연휴가 짧아 미리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찾아 선물도 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인두 집배원은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아 조금씩 도와주다 보니 가족과 다름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유성우체국의 송주석 집배원도 부인, 아들과 함께 추석이면 장애인 딸과 함께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80세의 독거노인을 찾아 생활용품도 전달하고 자식노릇도 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집배원들이 지역 실정을 잘 알다보니 보이지 않게 선행을 베푸는 직원들이 많다"며 "소외된 이웃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물질이 아닌 작은 관심과 배려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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