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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글·MS 못잖은 '꿈의 일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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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글·MS 못잖은 '꿈의 일터' 만든다

입력
2009.10.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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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직원들은 미국 본사를 '캠퍼스' 또는 '플렉스'(Plex)라고 부른다. 마치 대학이나 공원처럼 일하기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다. MS나 구글은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보고 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이사는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직원들의 창의력에서 나온다"며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때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된다"고 말했다. 놀이처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꿈의 직장.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꿈의 직장'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는 30일 경기 수원 사업장에서 최지성 DMC 부문 사장과 1,0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디지털 시티' 선포식을 가졌다. 최 사장은 "세계 10위권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세계적 위상에 걸맞게 자연과 첨단 기술이 함께 어우러져 모든 기업들이 따라하고 싶고, 세계적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꿈의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즉, 구글이나 MS 같은 디지털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삼성 디지털 시티 이렇게 만든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시티 조성을 위해 무엇보다 주력하는 것은 친환경 사업장이다. 녹지를 늘려 직원들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것. 1969년에 조성된 수원 사업장은 172만평 규모로 광대한 공간을 자랑하지만 공장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곳곳에 창고 등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다. 그래서 생산시설을 철거하고 연구개발 단지로 운영하는 지금도 직원들은 수원 사업장을 '공장'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의 변신은 파격적이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올해 초부터 머리를 맞대고 환경 개선을 의논했다. 그 결과 2011년까지 2단계에 걸쳐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 6월까지 사업장 내에 친환경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체육 공간을 마련한다. 현재 인조 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있으나, 이것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야구장을 건설중이며 풋살(미니 축구) 경기장도 만들 계획이다.

직원들의 의견도 대폭 반영됐다. 직원들은 외부인 출입 통제가 심해서 음식 배달조차 되지 않는 만큼 식ㆍ음료점의 입점을 간절히 원했다. 이에 따라 유명 커피점, 피자집, 제과점 등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걸쳐 입점할 계획이다.

건물도 크게 달라진다. 우선 38층 연구동 맨 윗층을 스카이라운지로 직원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건물 외벽도 각종 벽화를 그려 넣어 화려하게 치장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곳곳에 야외 바비큐 시설도 만들고, 여성 인력이 30%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어린이 보육시설도 3배 이상 늘리겠다"며 "직원들이 수원 사업장 곳곳을 거닐며 휴식을 취하고 야외에서 바비큐를 구워먹으며 회의도 하는 등 빵 굽는 냄새와 커피 향이 흐르는 감성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수원 사업장 이후 기흥, 구미 등 다른 사업장으로도 디지털 시티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캠퍼스 문화의 전형 구글ㆍ MS

삼성 뿐 아니라 세계적 기업들 가운데 캠퍼스처럼 사무 환경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MS와 구글. 그중에서 구글의 캠퍼스 문화는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구글 직원들은 건물들이 대학처럼 모여있다고 해서 '플렉스'로 부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는 약 50개의 건물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단순히 넓기만 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다. 모든 건물들은 태양열 발전을 기본으로 하며 충전시설을 갖춘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주차장을 갖췄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아예 누구나 탈 수 있는 회사 공용 자전거가 잔뜩 있고 자전거 도로도 있다.

캠퍼스 곳곳에는 수영장, 배구장, 당구장, 맛사지룸 등 각종 휴식시설이 있다. 사무실도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아예 건물 바닥에 텐트를 치고 일하는 직원도 있고, 희한한 장난감과 게임기를 잔뜩 설치해 놓은 직원도 있다. 구글은 이렇게 하라고 장려하며 인테리어 비용까지 지원해 준다. 한국도 마찬가지. 구글코리아 사무실 한 켠에 카페와 당구장이 있고 직원들은 제각각 업무 공간을 편하게 꾸며 놓았다. 정김경숙 이사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만든 힘이 직원들의 창의성이었다"며 "회사는 직원들이 일하는 것을 즐기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MS도 마찬가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레드몬드에 위치한 MS 본사는 2층 높이의 건물 200여개가 흩어져 있다.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MS 본사는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일하다 지치면 넓은 녹지를 거닐며 휴식을 취한다. 畸?S 관계자는 "연구 개발에 중점을 두는 기업일수록 창의적 사고와 업무 능률 향상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며 "업무 환경이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MS 본사는 캠퍼스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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