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점이 있는 것처럼 눈 흰자위(결막)에 검은 점이 있는 사람이 있다. 의학용어로는 '결막 모반'이라고 한다. 점의 위치가 동공이 있는 각막 부위가 아니어서 보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맑아야 할 흰자위가 지저분해 보여 대인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30일 "결막 모반을 수술하지 않고 손 마사지에 의한 마찰열 자극만으로 쉽게 없애는 의료술을 개발, 시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 대상은 결막 모반 중 단순 모반으로 불리는 점이다. 눈에 있는 멜라닌 색소가 활성화해 갈색 점이 생기고, 이 점이 점점 커지거나 색깔이 짙어지는 질환이다. 보통 10대가 지나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고, 표면이 약간 튀어나오기도 한다. 주로 검은 눈동자 근처에 생기며, 눈 안쪽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백인이나 흑인보다 동양인에 많아 2,500명당 1명이 생길 정도다.
결막 모반은 드물게 악성 종양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점이 흔한 위치가 아닌 곳에 있거나 각막(검은 눈동자) 쪽으로 번진 경우, 또 갑자기 커지거나 색깔이 진해졌을 때는 정밀 검사를 받아 제거하는 게 좋다. 특히 40대 후반에 나타나는 결막 모반은 악성으로 바뀌는 사례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결막 모반은 그동안 레이저나 외과수술로 제거했다. 레이저 시술의 경우 점의 색깔이 진하면 여러 차례 시술을 한다. 공막이 얇은 사람은 공막 손상이나 포도막 손상이 우려된다. 외과수술은 출혈이 생기고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마찰열을 이용할 경우 이런 부작용이 적다. 또 시술 시간이 점안 마취 후 5분여에 불과한 데다 결막을 손상하지 않아 곧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결막 모반 중 결막 상피세포 흑피증과 결막 상피세포하 흑피증은 치료 대상이 아니다. 이병은 오타 모반으로 선천성이며, 눈 안쪽 포도막과 맥락막 부위에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박 원장은 "이 경우 눈의 안쪽에 암의 일종인 맥락막 흑색종이 동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게 보여야 할 눈동자가 각종 사고나 질환, 수술 후유증 등으로 하얗게 또는 뿌옇게 변색돼 고통을 겪는 경우에도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다.
권지원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2003년부터 검음 눈동자에 흰 점이 생긴 환자들을 대상으로 생체 친화형 조직 염색약을 눈동자에 입히는 속칭 '눈동자 문신'을 시술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점안약으로 각막 부위를 국소 마취한 뒤 하얗게 변한 부위의 각막 실질(5개 층으로 이뤄진 각막의 중간층)에 생체 조직 염색약을 주입, 검게 바꾸는 방법이다.
사람에 따라서 희게 변색된 부위에 염색약이 스며들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염색 양막 이식'이란 방법으로 해결한다. 이 치료법은 검게 염색된 막을 희게 보이는 각막과 홍채 사이에 이식하는 것이다.
여러 차례의 눈수술로 뿌옇게 된 각막도 변색할 수 있다. 백내장이나 녹내장, 망막 질환 등으로 눈 수술을 반복하면 각막의 투명도를 유지하는 세포(각막 내피 세포) 수가 줄어 투명성을 잃고 뿌옇게 변할 수 있다. 또 눈 부상으로 각막에 상처가 났다가 나은 경우에도 흉터 자국이 남아 하얗게 보일 수 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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