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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강진·쓰나미/ 7.5m 파도 순식간 덮쳐… 모녀 함께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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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강진·쓰나미/ 7.5m 파도 순식간 덮쳐… 모녀 함께 참변

입력
2009.10.0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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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중부 피지 섬 인근 사모아 제도 남서쪽 190km(해저 32km) 지점에서 29일 오전 6시48분(현지 시간)께 진도 8.0의 강진과 대형 쓰나미(최고 높이 7.5m)가 발생했다. 쓰나미는 지진 발생 20여분 만에 사모아 제도의 섬들을 덮쳤고, 이로 인해 미국령 사모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AP통신은 이들을 포함해 서사모아(독립 사모아)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30일 오후(한국 시간) 현재 8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해변으로부터 1마일(약1.6km)떨어진 지점까지 높은 파도가 밀려 들어와 마을이 파괴되고 건물이 붕괴하는 등 피해가 극심해 사망자 수는 최소 1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 총영사관을 통해 잠정 집계한 결과, 미국령 사모아에 거주하는 현지 원양어선협회장 이인생(62)씨, 신미자(여ㆍ46)씨가 쓰나미에 휩쓸려 사망하고 신 씨의 딸 우가비(9)양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령 사모아에 234명의 교민이 살고 있으며, 서사모아에 거주하는 교민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언론과 CNN 등에 따르면 쓰나미는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 가장 먼저 밀려왔다. 상륙한 쓰나미는 순식간에 파고파고의 레오네 등 3개 마을을 집어삼켰고, 서사모아 해변 마을에선 아이들이 급히 피하지 못해 수백명의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은 거주지는 물론 해변의 시넬라이리프 리조트 등 휴양지들도 쑥대밭이 되었고, 특히 서사모아 남쪽 해변엔 멀쩡한 건물이 한 개도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해변에는 대형 선박이 뒤집혀 있고, 물에 잠긴 도로에는 수십대의 차들이 뒤엉켜 있는 등 재앙의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된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미국령 사모아 국립공원사무소의 홀리 번독 대변인은 "쓰나미가 몰려올 때 코코넛 나무로 피신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파도 높이가 30피트(약 9.1m)에 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서 수마트라의 주도인 파당시 인근 인도양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소 75명이 사망했고, 수천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됐다고 밝혔다.

태평양 쓰나미 경고센터는 한때 인도네시아, 인도 등 인근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추후 해일 발생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 경보를 취소했다. 이번 지진은 2004년 이 지역에서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를 발생시킨 지진과 같은 해저 단층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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