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신임 국무총리는 30일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을 펼쳤다.
정 총리는 이날 먼저 정가를 예방했다. 정 총리는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를 찾아 정몽준 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며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내각을 알차게 해서 국민과 당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 대표는 이에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국민에게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정 총리 발언을 상기시키며 "그것을 보는 순간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이 떠올랐다"며 "최고 행정책임자로서는 하기 어려운 말인데 역시 정 총리시니까 어려운 말도 한 것"이라고 덕담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다른 의견을 표출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방향은 같은데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서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대통령께 진언하겠다"면서 "전투적으로는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취임 후 첫 민생현장 방문지로 서울 구로구의 의료기기 전문 수출업체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간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을 예방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경우 이미 정 총리 측으로부터 30일 취임인사차 예방해 정세균 대표를 만나겠다는 뜻을 29일 전달받았지만 만남을 추석 뒤로 미루자고 통보한 상태였다. 인사처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도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질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정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정세균 대표와 조우해 인사를 건넸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정 총리의 예방 일정을 취소했다. 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정 총리의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총리는 결국 이날 오후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친박연대 노철래 원내대표만 면담한 뒤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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