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증권사의 10월 전망이 '추세 순응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 달 중순까지만 해도 긍정론 일색이었으나,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어느 새 10월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증권사가 낙관적인 곳보다 많아졌다.
비관:낙관 = 4:3
본보가 28일, 29일 이틀간 내놓은 주요 10개 증권사의 '10월 전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수 하락을 예견한 증권사가 4개로 강세장(3개)을 전망한 곳보다 많았다. 비관론이 낙관론을 앞선 것은 증시가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하던 올해 중반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들에 위험관리를 주문하고 나선 회사는 대우, 대신, NH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이다. 이미 열흘 전부터 과열 가능성을 우려했던 대우증권은 '머니게임을 주도하는 외국인 매수세의 약화'를 이유로 코스피지수가 최대 1,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증권도 "코스피지수가 당초 예상한 올해 최고치(1,680선)를 넘어선 만큼 4분기에는 주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는 ▦4분기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가능성 ▦기업 수익성 하락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을 주가 조정의 이유로 제시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 한양증권, 동부증권은 여전히 '증시는 더 간다'는 입장이다. 동양종금증권은 글로벌 경기회복세, 외국인 투자자금의 계속적인 유입 등을 예상하며 10월 코스피지수가 최대 1,78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증권도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3~5년 이상 장기 투자성격을 띄고 있으며, 북핵 위기 해소 등이 예상되는 만큼 올 연말에는 코스피지수가 최대 1,870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전망과 관련, 유보적 태도를 보인 신한금융투자와 토러스증권 등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중순께 증시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엇갈리는 유망종목
개별 업체의 증시 전망에 따라 유망종목도 엇갈리고 있다. 낙관적 전망을 고수하는 업체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신중 입장으로 돌아선 증권사는 종목 교체를 권고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시장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넘어가는 상황을 가정, 대형주 중심에서 중소형 개별주 위주로 매기가 이전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손바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현대차와 포스코, 풍산, SK에너지, CJ제일제당, 동부화재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한양증권은 대형주 수익률이 소형주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추종전략을 계속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또 환율 하락을 감안해 금융ㆍ건설 등 내수주에 대한 관심 이전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주도주는 IT와 자동차, 화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립 성향의 신한금융투자는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는 LG화학ㆍ삼성전기를, 방어적 투자자는 그 동안의 낙폭 과대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없는 현대중공업이나 현대건설 등에 투자하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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