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역사상 처음으로 '게이' 부총리(Vice-Chancellor) 겸 외교장관을 맞게 될 전망이다.
독일 유력지인 빌트지는 29일 기독교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게 될 자유민주당의 귀도 베스터벨레(47) 당수가 외교장관으로 유력하다면서 그의 개인사를 조명했다. 독일은 대체로 게이 정치인에 관대했지만 베스터벨레는 이번 총선 기간 정치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다. 숙적인 사회민주당의 한 고위인사는 선거 당일 "나는 게이 외교장관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01년부터 자민당을 이끌어 온 베스터벨레 당수는 자민당 이념에 충실해 세금 감면 등 친기업적 이념을 추구하면서 독일의 아프간 전쟁 참여를 찬성하는 등 보수적 성향을 띤 반면 동성애 행동주의자로 노골적으로 처신하지는 않았다고 빌트지는 전했다.
베스터벨레 당수는 지난 2004년 7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50세 생일파티에 그의 파트너를 데리고 참석해 이른바 '커밍아웃'했다. 파트너인 미카엘 므론즈(42)는 이벤트 감독으로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조직한 유명인사다. 두 사람은 2003년 만났다.
베스트벨레 당수는 선거 승리 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빠르지는 않지만사회가 점점 관용과 존중의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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