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연해주 우수리스크로 이주한 증조할아버지의 성은 '하남 산(山)'씨였어요. 현재 제가 족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국회의원인 보리스 산(60)씨는 29일 "키르기스에는 하남 산씨가 꽤 많이 살고 있다"며 "한국말은 못하지만, 나에게도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재단이 28~3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제3회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가했다.
1937년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된 부친 아나톨리 산씨의 2남 중 장남인 산 의원은 "남한에는 산 씨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북한에라도 있다면 꼭 방문해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즈벡에서 태어난 그는 카자흐스탄 경찰학교를 나와 군 제대 후 키르기스 수도인 비쉬케크로 이주했고, 22년간 경찰로 근무하다 1991년 옷을 벗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그는 식당, 건설업, 쇼핑몰 사업 등을 하며 고려인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 2005년부터 지금까지 현지 고려인협회장도 맡고 있다.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속해 있는 악졸당 당원인 산 의원은 "원래 고려인 차세대 정치인을 추천했는데, 대통령이 '당신이 직접 출마하라'고 권유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에는 전체 국회의원 90명 중 고려인은 산 의원 등 2명이다.
그는 "동료인 로만 신 의원과 함께 한국의 자원외교를 돕고 싶다"며 "세계 각국이 자원확보를 위해 키르기스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5년 만에 방한했다는 그는 "나의 마지막 꿈은 남북한 통일"이라며 "고려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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