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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집값 오름세 '위험수위'/ 분양권 프리미엄 '억… 억… 억…' 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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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집값 오름세 '위험수위'/ 분양권 프리미엄 '억… 억… 억…' 예사

입력
2009.09.3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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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또다시 '억'소리가 들린다. 1순위 마감과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 분양권엔 억대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고, 어지간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역시 올 초에 비해 1억원, 아니 그 이상씩들 올랐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으로 올 초부터 계속된 오름세가 최근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주춤한 상황. 하지만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시장 규제 완화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시장 불안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우려가 높은 상태다.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휴화산인 셈이다.

강남 재건축이 올 들어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수억원씩 치솟으며 2006년 종전 최고 시세를 넘어섰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전 일. 최근에는 수도권 분양 아파트 가운데 근래 찾아보긴 힘들었던 억대 프리미엄 단지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우건설이 올 초에 용산구 효창동에 분양한 아파트엔 분양가의 15~20% 수준인 1억원 가량의 웃돈이, 삼성건설이 5월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 청약을 받은 '래미안 에버하임'도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동작구 흑석동 '동부센트레빌'단지 역시 분양한지 몇 달 되지 않아 벌써 7,000만~1억원의 프리미엄이 생겼다.

분양 당시부터 '로또' 아파트로 불렸던 판교신도시 아파트들은 최초 분양가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보통 3억~4억원 가량의 웃돈이 붙었는데, 이 역시 절반 이상은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에서 풀리며 붙은 것들이다.

4억원 가량에 분양됐던 동판교 '이지더원 풍성신미주' 106㎡(32평)형은 3억5,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고, 6억2,000만원에 공급됐던 동판교 '금호어울림'125㎡(37평)형은 4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으며 10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됐다.

문제는 급히 오른 가격을 제어할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장을 들썩이게 할 요인들만 널린 상태다.

우선 정부가 폐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는 기존 시세를 들썩이게 할 숨어있는 복병. 분양가 상한제가 없어지면 당장 신규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주변 시세를 견인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중론자들은 시장이 좀 더 안정된 이후 시간을 두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쪽이 시장원리에 맞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시기인지 먼저 점검해보고, 시장 불안도 막을 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풀릴 막대한 토지보상금,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수백조원대의 유동자금은 부동산 시장에 언제든 불을 붙일 수 있는 도화선으로 남아 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도 본래 취지와는 무관하게 부동산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뇌관. 이미 보금자리주택 지구지정과 더불어 인근 지역 땅값과 주택 가격이 크게 뛰었다. 또 청약 후엔 당첨자의 경우 당장 주변 시세에 비해 30~50% 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청약 과열 또는 투기 열풍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이 비단 해당 보금자리주택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근 지역 또는 그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부동산 과열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과거 혁신도시와 세종시 건설 초기에도 토지 보상금이 주변 지역 땅값과 수도권 집값을 들쑤시는 부작용을 보인 것처럼, 4대강 보상비 역시 부동산 과열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적지 않다"며 "이런 유동성이 건전한 투자와 자본증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것도 정부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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