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용마고 오른손 정통파 조정훈(24)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단국대 오승환(삼성), 분당 야탑고 윤석민(KIA) 등 내노라는 투수들도 조정훈보다 이름값이 떨어졌다.
그런 조정훈이지만 2007년까지는 1승도 없는 '2군 선수'였다. 뛰어난 체격조건(188㎝ 90㎏)에다 좋은 공을 갖고 있었지만 경기운영능력이 부족했다. 조정훈이 '2군 생활'을 하는 동안 동기생인 오승환 윤석민 등은 '국가대표'로 발돋움했다.
'만년 기대주' 조정훈이 가능성을 비친 것은 지난해부터. 조정훈은 지난해 5승(3패)을 올리며 선발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조정훈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출전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팀이 3연패로 무너진 바람에 등판기회는 잡지 못했다.
'로이스터의 남자' 조정훈이 개인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29일 잠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조정훈은 7과3분의 2이닝 5피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7-2 승리의 '특급공신'이 됐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0년 10월1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9년 만이다.
3회까지 퍼펙트로 틀어막은 조정훈은 4회말 2사에서 김현수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1-1이던 5회말 2사 만루에서는 두산 1번 이종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위기관리능력도 돋보였다.
6회초 상대 배터리의 패스트볼로 결승점을 올린 롯데는 8회 2사 후 3번 조성환과 4번 이대호의 잇단 적시타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9회 3점은 승리를 재확인하는 점수였다.
두산은 조정훈에게 눌린 데다 5회 1사 2ㆍ3루의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두산은 3번 김현수가 솔로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쳤지만 이종욱 김동주 등 중심타선이 침묵한 탓에 힘에서 크게 밀렸다.
먼저 1승을 거둔 롯데는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18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예외 없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또 역대로 21차례의 5전 3선승제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티켓을 가져간 경우도 17차례(84%)나 된다.
한편 이날도 입장권 2만9,000장(4억9,320만원)이 모두 팔려나가 포스트시즌 13경기 연속 매진기록을 이어갔다. 잠실구장의 경우 2005년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16경기 매진을 이어갔다.
2차전은 30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최경호 기자
성환희 기자
양준호 기자
■ 양팀 감독의 말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정규시즌 말미부터 좀 더 좋은 야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강팀을 맞아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선발 조정훈은 예상대로 아주 잘 던졌다. 항상 말했듯 조정훈은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투타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완전히 졌다. 생각보다 우리 불펜진이 안 좋아 조금 아쉽다. 타선에서 우리가 못 친 게 맞지만 조정훈을 칭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조기 강판한 니코스키는 현재 상태로는 남은 경기 등판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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