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장 클로드 트리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글렌 스티븐스 호주 중앙은행 총재등과 함께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A'를 받았다.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파이낸스매거진은 28일(현지시간)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를 대상으로 한 연례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즈데넥 튜마(체코) 제티 악타르 아지즈(말레이시아) 펑화이난(대만) 스탠리 피셔(이스라엘) 총재 등도 'A' 점수를 받았다.
반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저우 샤오찬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C'를 받았고, 세르게이 M 이그나티에프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하인 'C-'를 받았다.
글로벌파이낸스는 1994년부터 해마다 30개국의 중앙은행 총재를 대상으로 인플레이션 관리와 경제성장률 목표, 환율 안정, 금리 관리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43% 절하되고 수출도 전년비 34% 급감하는 등 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 중 하나였다"며 "이 총재는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을 넓혀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국 내 금융기관에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열심히, 그리고 신속하게 대처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외환시장이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원화가치도 강세로 돌아서는 등 현재까지 유동성 공급책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까지 내린 것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스티븐스 호주 중앙은행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이를 인지하고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린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트리셰 ECB총재는 반대로 위기에서 '점진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 평가됐다. 당시에는 이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현재 결과를 보면 그 같은 판단이 옳았다는 것.
보고서는 그러나 버냉키 Fed 의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마치 금융위기에서 세계를 구한 것처럼 신뢰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위기를 낳는 데 한몫 했고 그 위기가 닥쳐 오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재정적자와 양적 완화 정책으로 또다른 위기의 씨앗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저우 총재는 올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은행들의 대출을 크게 늘리도록 한 점이 비판을 받았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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