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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이건음악회' 내달 22일부터 인천·서울 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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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이건음악회' 내달 22일부터 인천·서울 등서

입력
2009.09.3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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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국의 신생 현악 4중주단 스미스 콰르텟은 이건음악회에서 현대적 색채를 가미한'아리랑'을 들려주었다. 현대음악의 거봉 필립 글래스가 창단한 이들은 가는 곳마다 커튼 콜로 이 곡을 정성스레 연주했다. 때로 활기찬 리듬과 낯선 화성이 끼어들면서 우리 민요는 객관화됐다.

그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의 뮤지션들을 수소문해 소개, 타성적 클래식 소비 관행에 신선한 바람을 쏘였던 '이건음악회'가 20주년을 맞는다. 피아노를 테마로 선정한 올해는 더욱 특별한 자리다.

2006년 리즈 국제 피아아노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해 신성처럼 등장한 한국의 피아니스트 김선욱(21)이 본격 소개되는 것. 이 자리에 한국의 음악가가 주빈으로 초대된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순수 국내파다.

건축자재 전문 기업인 이건창호(회장 박영주)가 이 무료 음악회를 시작한 것은 1990년. 인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 기업은 서울에 비해 열악한 문화 환경에 주목, 인천의 음악 저변을 확대하자는 데 음악회의 목표를 두었다. 한국의 중앙집중형 예술산업 시스템에서 무대 소개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동구권 등 해외의 젊은 음악가들을 소개하자는 취지도 함께 따랐다.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던 15회 음악회가 좋은 예. 천재적인 맹인 재즈 피아니스트 마커스 로버츠의 이 콘서트는 전석 만원의 기록을 세우면서 이후 국내 다른 무대에 그가 본격적으로 서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18회 음악회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독일의 관악 실내악단 '하모닉 브라스' 등 이 음악회가 개성을 발휘하게 된 것은 행사 개최 2년 전부터 초청 뮤지션 물색에 들어가는 등 그간 축적된 노하우 덕택이다.

이건음악회의 또 다른 특색은 2007년부터 해오고 있는 마스터 클래스. 정규 음악교육의 기회가 박탈된 인재들에게 단 하루라도 제대로 된 레슨을 받게 하자는 것이었다. 첫 회 초대된 맹인 학생들의 열정에 교사로 초빙된 독일 연주자들은 감동했고, 이듬해에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바이올린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스미스 콰르텟의 정성스런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세번째 마스터 클래스에는 저소득층 학생 3명이 선정됐다. 건국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교육받고 있는 이들은 10월 27일 건국대에서 음대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대진(47)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김선욱의 마스터클래스를 받는다.

김선욱의 예종 예비학교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김 교수는 17회 이건음악회 때 김군과의 피아노 협연을 계기로 공개 무대를 가졌다. 주최측은 "앞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젊은 예능인들을 발굴하고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건음악회는 연주를 음반으로 남겨 콘서트 현장에서 무료로 나눠준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6번', 슈베르트 '알레그로 a 단조' 등을 연주한다. 10월 22ㆍ24일 인천 서구문예회관,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28일 부산 문화예술회관, 29일 대전 MBC엑스포아트홀, 31일 고양 아람누리, 11월 2일 광주 5ㆍ18기념문화센터. (010)9941-6532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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