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영재교육원 신입생 모집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21일 원서접수에 들어간 인천대 과학영재교육원을 제외한 대부분 영재교육원이 정확한 일정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통상 대학부설은 10월 중순 이후, 교육청 부설은 12월 초순쯤 모집을 시작한다.
지난해 국제중 입시에서 영재교육원 수료생들이 두각을 나타낸데다 특수목적고 입시도 영재성 검사 확대, 수학ㆍ과학 가중치 부여 등 영재교육원 수료생들에게 유리한 구조여서 영재교육원 입학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전국 25개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매년 초ㆍ중등 기초ㆍ심화ㆍ사사과정을 통틀어 3,500여명 정도를 선발한다. 전형절차는 대체로 원서접수(서류전형), 1차 지필평가, 2차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3차 심층면접 및 탐구 수행평가 등으로 진행된다.
우선 서류전형에서 학교장 추천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서울대 연세대 인천대 공주대 울산대 부산대 전남대 제주대 등 8개 대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17개 대학은 1차 시험에 응시제한이 없다.
1차 시험문제는 수학, 과학 통합형 문제들로 객관식과 단답형 주관식이 혼합 출제된다. 문제 수가 많고 까다로운 편이어서 평소 문제를 선별해 푸는 연습이 요구된다. 문제 유형은 해당 학년 교과범주를 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고도로 심화된 사고력 문제이거나 선행개념을 담고 있어 교과 과정에 있는 기본개념 숙지가 필수다.
2차 시험은 서술형 평가다. 이론 해석 능력, 그래프 해석 및 그리기 능력, 유추능력 등 종합적인 지식과 논리적 사고에 기반을 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상당 수준의 독해력이 요구된다. 모든 문제를 다 풀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 있는 몇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채점관은 어떤 시각으로 접근했고 어떤 경로로 답을 찾았는지를 중시하므로 정답이 아니더라도 사고 과정에서 논리성과 창의성이 돋보일 경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안준 시매쓰 수학연구소 영재교육실장은 "교과에 나오는 활동과 실험원리를 익힌 뒤 심화탐구문제ㆍ경시대회문제ㆍ기출문제로 응용력을 키우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차 시험은 심층면접으로 수행평가를 겸하기도 한다. 주로 수학이나 과학에서 배운 이론과 원리들을 생활 관련 문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보거나 과학실험 수행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평가한다.
여기서도 면접관은 누가 더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치는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특히 각 참가자의 인성이나 리더십, 수업에 임하는 자세 등도 관찰하므로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과 학교 단위의 지역공동 영재학급은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보다 통상 1~2개월 정도 선발 일정이 늦다. 또한 전국이 동일한 날짜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출제한 문제로 시험을 치는 특징이 있다. 전형방법은 1차 담임 추천, 2차 영재성 검사, 3차 학문적성 검사, 4차 심층면접 순으로 이뤄진다.
올해부터는 서울 중랑구와 동대문구, 인천 중ㆍ남구 등 전국 27곳에서는 영재교육원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등 시험단계를 일부 축소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영재교육원 선발 방식에 '교사에 의한 관찰·추천' 방법을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지필고사 위주의 전형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수험생은 수학ㆍ과학 관련 활동경험과 제작물 등 영재성을 보여줄 근거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차 담임 추천은 두 종류로 구분된다. 서울처럼 학교마다 전 학년 정원의 3% 이내로 추천인원을 제한하고 그 추천자에 한해 2차 시험을 보게 하는 지역이 있고, 지원자 누구나 2차 영재성 검사를 볼 수 있게 하고 결과에 따라 일정 인원을 추천하기도 한다.
2차 영재성 검사는 크게 창의성ㆍ언어ㆍ수리ㆍ공간지각 영역 등 4가지로 나뉜다. 특별히 유형화된 문제가 없어 대비하기는 어렵지만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 맵' 등의 연상법을 활용해 학습하면 도움이 된다.
3차 학문적성 검사는 수학과 과학영역에서 12문항 내외의 서술형 문제가 출제된다. 해당 학년의 교과과정 내용을 심화시킨 문제들이므로 교과개념들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고난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대비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4차 심층면접은 크게 개별면접과 집단면접이 있다. 개별면접은 해당 교과와 관련된 몇 개의 문제를 푼 다음 면접관 앞에서 푼 문제를 설명하는 형태다. 집단면접은 학생들을 모아 놓고 수업을 진행하거나 어떤 과제나 실험을 수행하게 하면서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보통 모집정원의 1.5배수에 해당하는 학생이 3차 시험을 통과하는데 이 ?30%가량이 순수하게 면접점수 때문에 탈락하고 있다. 최근 영재들에게 인성적인 측면과 리더십 등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응시생의 시험장 도착 시간, 쉬는 시간의 행동,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점수화한 곳도 있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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