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발레 '에스메랄다'가 10월 8~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발레의 일부분인 다이아나와 악테온의 2인무, 탬버린 2인무 등은 갈라쇼나 콩쿠르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 전막이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초청작 중 하나인 러시아 국립 크레믈린 발레단의 '에스메랄다'는 모스크바 안무아카데미 발레연구 담당교수로 재직 중인 안드레이 페트로프가 2006년 개작한 버전이다. 이 작품은 1844년 '지젤'의 안무가로 유명한 쥘 페로가 처음 선보인 뒤, 아그리피나 바가노바(1935년) 등에 의해 수 차례 개작을 거쳐왔다.
원작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는 15세기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를 사랑하는 네 남자를 통해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등 인간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쥘 페로는 발레에서 콰지모도보다 에스메랄다에 비중을 두고, 그가 공개 처형되는 비극적 결말 대신 페뷔스와 에스메랄다가 사랑을 이루는 해피 엔딩으로 각색했다. 노트르담의>
하지만 페트로프는 에스메랄다를 주역으로 하되 결말은 원작에 충실했다. 여기에 신부가 에스메랄다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군중이 무기력한 귀족에 영웅적으로 대항하는 부분을 되살린 바가노바의 버전을 재현했다. 이 장면은 1849년 쥘 페로가 러시아 황실극장에서 공연할 당시 지배세력과 문제를 빚어 삭제된 부분이다.
무용평론가 문애령씨는 "기교를 과시하기보다는 드라마의 섬세한 묘사와 연계성을 중시하는 작품"이라며 "러시아 밖에서 이 작품의 전막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알렉산드르 페투코프가 지휘하는 69인조 모스틀리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에스메랄다는 크리스티나 그레토바, 페뷔스와 그의 연인 플뢰르 드 리스에는 러시아 공훈배우인 아이다르 샤이둘린과 올가 추브코바가 각각 연기한다. (02)2280-4114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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