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와 호텔신라'두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엔고 수혜주'다. 일반적으로 엔고 수혜주 하면 해외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종목 등을 꼽는다.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일본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업체도 '숨어 있는' 수혜주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29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의 목표 주가를 4,550원으로 제시하며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파라다이스를 추천한 이유는 엔고에 따른 일본인 고객의 베팅액 상향을 감안한 것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고로 원화로 환산한 자금력이 늘어나면서 일본인 갬블러의 베팅액도 덩달아 늘어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33%나 증가한 115억원을 기록했다. 이 증권사 한승호 연구원은 "엔화 강세와 함께 정부의 신용베팅(신용카드로 칩을 구매) 허용 방침과 또 다른 카지노 업체인 GKL 상장 효과 등으로 파라다이스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라다이스 주가는 29일 0.29% 가량 상승했다.
호텔신라 역시 엔고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숙박과 쇼핑이 늘어나면서 가파른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이 호텔 면세점의 9월 매출(23일 현재)은 전년 동기 대비 69.4%나 상승한 상태다. 메리츠증권 서승연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값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이 호텔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호텔신라의 주가는 이날 4.7%나 급등했다.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도 주가가 1년 전 27만원대에 비해 15% 가량 오른 3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에 참치를 수출하는 사조산업과 저가 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앤씨도 '엔고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조산업은 참치 수출대금을 엔화로 받기 때문에 환차익이 예상된다는 논리이고, 에이블씨앤씨는 일본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미샤' 화장품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88%나 늘었다는 것이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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