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번화한 대로와 통해 있는 골목과 같은 도시지요. 고관대작으로부터 하층계급까지 모두 살고 있는 상하이의 골목은 평등을 의미합니다. 상하이의 여성들은 누구나 대로 같은 화려한 꿈을 꾸고 살아갑니다."
한 상하이 여성의 삶과 사랑을 다룬 소설 <장한가> 로 올해 제2회 이병주국제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왕안이(55)씨. <장한가> 의 한국어 번역본 출간(은행나무 발행)에 맞춰 방한한 그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평범하지 않은 운명을 타고난 여성이 그 운명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장한가> 장한가>
난징에서 출생, 두 살 때부터 상하이에서 자란 그는 이 소설에서 지난 100여년 간 서양 제국들의 조계지에서 일본의 식민지로, 문화혁명 이후에는 자본주의의 물결을 흡수한 초현대식 도시로 변모한 상하이의 숨가쁜 현대사와 여러 남자들로 버림 받고 끝내 비극적 최후를 맞는 한 여성의 생애를 교직한다. 작품 제목은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노래한 백거이의 유명한 한시에서 따왔다.
1977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왕씨는 1994년 발표한 이 소설을 비롯해 대중성과 문학성을 결합한 연애소설들로 이름을 높였고, 중국 고전과 현대사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섬세한 문체로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장한가> 는 영화로 만들어져 200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예술교류상을 받기도 했다. 장한가>
현재 상하이작가협회 주석인 그는 "한국 소설은 아직 많이 접하지 못했지만 여러 편의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와는 친숙하다"며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한중 문학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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