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특히 5경기 이내에서 승부가 갈리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첫판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18차례의 시리즈에서 첫판을 잡은 팀이 예외 없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가져갔다. 또 5전3선승제로 벌어진 역대 21번의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을 내주고도 최종 승자가 된 경우는 4번(16%)에 불과했다.
29일부터 벌어지는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두 팀간 전력 차가 크지 않고, 두 팀 모두 분위기가 좋은 만큼 첫판을 잡은 팀이 여세를 몰아 시리즈를 일찍 끝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삼성은 첫판 승리 후 내리 2경기를 잡아 3승 무패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큰 경기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가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그런 면에서 보면 두산이 롯데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된다. 두산은 팀 실책 83개로 삼성(80개)에 이어 최소실책 2위인 반면 롯데는 96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특히 김동주(8개)-손시헌(10개)-고영민(6개)-이원석(8개)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내야라인은 롯데의 이대호(15개)-박기혁(16개)-조성환(6개)-김주찬(6개) 라인보다 짜임새가 더하다. 수치로 집계되지 않는 중계 플레이 등에서도 두산이 한 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정환 MBC ESPN 해설위원은 "첫판을 이긴 팀은 심리적으로 그만큼 편한 위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롯데의 파괴력이 무섭긴 하지만 수비, 주루 등 세밀한 플레이에서는 두산의 짜임새가 더하다"고 전망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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