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4시30분 정운찬 신임 총리의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서울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였다.
정 총리는 일성으로 서민경제활성화와 국민통합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짧지만 자신의 포부가 모두응축된 소감문을 읽으며 "경제 위기 극복과 서민경제 활성화, 국민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직 수행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정 총리는 이를 위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의 힘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정 총리는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준 국회의원들과 부족한 저를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감을 밝힌 후 취재진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어느 정도 가신 듯했다.
정 총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야권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야권으로부터 부정적 낙인이 찍힌 상황은 그의 국정수행 보폭을 제약할 수 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민생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정 총리의 입장에서는 국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종시 수정추진 논란과 4대강 사업, 개헌과 선거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등 민감한 현안들도 정 총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정 총리는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 이행과 녹색성장, 내년 11월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 이명박 정부의 대형 국정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중도진보 성향의 정 총리 입장에서는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부에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보완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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