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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야생동물 천국' 14년 만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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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야생동물 천국' 14년 만에 이었다

입력
2009.09.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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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 계산동과 서구 공촌동을 연결하는 징매이고개가 생태통로로 태어났다. 계양산과 철마산 사이 8 ㎞에 이르는 이 고개는 과거 솔밭이 우거지고 험준해서 임꺽정이 한때 소굴로 삼았던 곳.

왕복 8차선 도로가 생기면서 갈라졌던 지역을 이어 그동안 이산가족이 됐던 동물들이 오갈 수 있는 통로로 만들었다. 생태통로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인천시는 28일 계양산 산림욕장에서 국내 최대의 생태통로인 '징매이고개 생태통로'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당초 이 능선은 하나의 산줄기였지만 1995년 경명로가 산을 관통하면서 양 쪽으로 갈라져 "생태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산을 잇는 작업은 2007년 9월부터 시작됐으며, 2년여동안 계속됐다. 예산만 국ㆍ시비 등 148억원이 투입됐다.

생태통로는 계양산과 철마산을 연결하는 길이 80m, 폭 100m의 아치형 구조물. 왕복 8차선 도로인 경명로 위 12m 높이에 세워졌다. 생태통로 바닥에는 2~5m 두께의 흙을 덮은 뒤 나무 1만5,000여 그루를 심고 연못, 돌더미, 나무더미 등을 만들어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 곳에는 인공습지 역할을 하는 저류조 2개와 너구리 등 동물들이 몸을 숨길 수 있는 돌무더기, 조류먹이 공급대가 각각 10개, 동물 유도펜스 등 이 곳을 지나는 동물들을 위한 각종 시설이 완비돼 있다. CC(폐쇄회로)TV도 4개나 설치돼 어떤 동물들이 생태통로를 지나 다니는지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

생태통로 한쪽에는 동물 이동로와 차단된 산책로도 마련돼 계양산과 천마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생태 통로 준공은 인천의 생태계 보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인천의 '남북 S자 녹지축' 연결사업의 시발점이며 내년에 원적산~함봉산 생태통로를 건설하는 등 앞으로 연수구 봉재산까지 총 52km에 이르는 녹지축을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생태통로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등산객들이 생태통로를 다니지 못하도록 하고, 자연스럽게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자라도록 10년을 기다려야 동물들이 마음껏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준공식에 이어 징매이고개 생태통로에 황조롱이, 꿩, 다람쥐 등을 풀어주는 방사행사를 가졌다. 징매이고개라는 이름은 고려때 원나라 사신들이 해동청 보라매를 징발하는 고개라고 해서 붙여졌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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