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에는 미소를 머금었지만 결연한 의지만은 숨길 수 없었다.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김경문 두산 감독과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28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3연승으로 끝내겠다"고 과감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 8년 만에 팀을 가을잔치로 이끌고 2년 연속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로이스터 감독은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로이스터 감독은 "두산은 최강팀"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도 "우리 팀이 좋은 야구를 하기를 바란다. 3연승으로 끝내고 싶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도발'에 김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좀처럼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가장 솔직한 목표는 3승1패지만 감독의 욕심은 당연히 3연승"이라고 맞받아쳤다.
장점에 대해 김 감독은 경험을, 로이스터 감독은 비교우위에 있는 선발 마운드를 꼽았다. 김 감독은 "선발이 약하다고 평가 받는 데 사실이다. 김선우는 일단 3차전 선발로 갈 것 같다"면서도 "우리 팀은 경험이 가장 큰 무기"라고 힘줘 말했다.
일찌감치 1차전 선발을 공개한 로이스터 감독은 "4차전까지 갈 경우 선발 투수를 4명으로 꾸리겠다"면서 "마지막 선발은 중간투수 중에서 한 명을 기용할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해 '실패'에 대해서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와 아주 다른 팀이다. 지난해에는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던 지난해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두 팀의 대표로 참석한 주장들도 팬을 위한 화끈한 야구를 약속했다. 두산 김동주는 "지난해에 이어 가을잔치에 초대받았는데 롯데도, 우리도 화끈한 스타일이다. 팬을 위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고, 롯데 조성환은 "이번만은 절대로 한해 농사를 망치지 않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편 두 팀은 2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 선발로 각각 니코스키(두산)와 조정훈(롯데)을 예고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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