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 같은 시상식 무대에서 나란히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미켈슨은 투어챔피언십, 우즈는 페덱스컵 우승 트로피를 각각 든 채 밝은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둘 중에 누가 더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켈슨은 "나는 대회 우승 상금이 135만달러 인데 우즈의 상금은 1,000만달러가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다.
미켈슨이 대회 우승 상금 135만달러를 받은 반면 2위를 차지한 우즈가 페덱스컵 포인트 우승으로 받은 상금이 1,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1위에게 주어지는 1,000만달러의 주인공은 결국 '골프 황제' 우즈였다.
우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 미켈슨(9언더파 271타)에 3타 뒤진 준우승에 그쳤다.
우즈는 준우승에 그쳐 시즌 7승에는 실패했지만 페덱스컵 최종 점수 4,000점을 확보해 2,920점의 미켈슨을 따돌리고 연간 누적 점수로 따지는 페덱스컵 1위를 지켜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를 차지했다.
페덱스컵 포인트제도가 도입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달러의 주인이 된 것. 지난해에는 우즈가 무릎을 다쳐 하반기 투어를 포기하면서 비제이 싱(피지)이 1,000만달러를 가져갔다.
특히 우즈는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81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050만달러를 챙긴데다 페덱스컵 우승 상금 1,000만달러까지 보태 올시즌 상금만으로 2,000만달러가 넘는 대박을 터트리며 '골프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미켈슨은 이날 5타를 줄이는 깔끔한 플레이로 올해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챔피언십 우승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시즌 3승을 거뒀다.
특히 5월과 7월에 아내와 어머니가 모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에 첫 우승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페덱스컵 2위에 오른 미켈슨은 페덱스컵 보너스 300만달러도 챙겼다.
미켈슨은 "어머니와 아내가 투병 중이지만 잘 견뎌내고 있어 자랑스럽다. 이번 우승이 그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즈는 "미켈슨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고 인생은 골프보다 훨씬 중요하다.
경쟁자인 미켈슨이 다시 돌아와 준다면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양용은(37)은 이번 대회 18위(3오버파 283타), 페덱스컵에서는 23위를 차지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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